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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를 높이 쌓는 데에도 틀이 필요했다

이름은 낯설지만 쓰임은 선명한 다식우리

약 5분의 작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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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이 제공한 유제 다식우리 소장품 사진
유제 다식우리 ·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제공. 전체 사진을 자르지 않고 사용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공공누리 제1유형(출처표시) · 이미지 크게 보기

작은 원통 하나가 놓여 있다. 옆은 기둥 사이로 훤히 보이고 위와 아래도 뚫려 있다. 물을 담는 그릇 같지는 않다. 무엇에 썼을까 궁금해지는 순간, 이름을 읽는다. 다식우리다.

우리라는 말 때문에 무엇을 가두는 작은 울타리를 떠올렸다면 쓰임에 조금 가까이 간 셈이다. 다만 이 안에서 자리를 잡는 것은 동물이 아니라 음식이다.

01. 높이 쌓은 음식을 붙잡기

국립고궁박물관은 우리를 제사에 쓰는 그릇의 한 종류로 설명한다. 산자와 다식, 약과 같은 음식을 높이 쌓을 때 고정하는 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다식우리는 그중 다식을 고정하는 물건이다.

식탁 위에 과자를 높이 포개어 본다면 맨 아래 것만 잘 놓는다고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 물건은 쌓은 형태를 붙들어 주는 틀이라는 쓰임을 갖는다. 음식 자체뿐 아니라 음식을 어떤 모습으로 올릴지도 준비한 셈이다.

02. 빈 공간이 일하는 구조

이 소장품은 위아래가 뚫린 원통형이며 옆면은 여덟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둥에는 부채 같은 형태의 장식도 있다. 보기에는 가벼운 울타리 같지만 둘레를 잡아 주는 모양이다.

별도의 다식우리대와 한 짝을 이루어 받침 위에 고정했다고 한다. 구멍 난 원통 하나가 혼자 바닥에 놓이는 것만 생각하면 쓰임을 놓치기 쉽다. 함께 사용하는 받침까지 떠올려야 구조가 이어진다.

03. 음식의 맛과 상 위의 모습

음식은 먹을 재료로 준비되지만 의례에서는 놓는 형태도 중요해질 수 있다. 높이 쌓은 과자를 일정한 모습으로 유지하려면 주변을 잡아 주는 도구가 필요하다. 다식우리는 그런 일에 쓰인다고 설명된다. 조리하는 기술과 차리는 기술이 모두 음식의 역사 안에 있었던 셈이다.

이것을 오늘의 접시에 과자를 쌓는 놀이와 완전히 같은 풍습이라고 놓을 필요는 없다. 제사에 쓰는 도구라는 맥락이 따로 있다. 현대의 비유는 지지하는 틀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다. 실제 어떤 의례에서 얼마나 쌓았는지와 그날의 배치는 해당 기록이 더 필요한 문제로 남겨 둔다.

04. 비어 있는 원통은 그릇과 다른 방식으로 일한다

위아래가 뚫리고 옆면이 기둥으로 된 모습은 음식을 전부 담는 깊은 그릇과 다르다. 틀의 둘레가 형태를 잡아 주고 안쪽에는 쌓을 자리가 생긴다. 사진에서 비어 보이는 부분을 빠진 조각이라고 먼저 생각하지 말고, 애초에 그런 구조로 만든 물건인지 해설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여덟 기둥이라는 설명은 옆면의 반복을 읽게 한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 간격이 있고 상부와 아래쪽이 그 관계를 묶는다. 정확한 제작 치수를 몰라도 전체와 부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볼 수 있다. 물건을 받치는 선과 비어 있는 공간이 함께 기능을 만든다는 점에서 건축의 작은 구조를 보는 듯한 재미도 있다.

05. 받침이 있어야 이어지는 쓰임

별도의 우리대와 짝을 이룬다는 정보는 사진 속 한 점만으로 상의 모습을 끝내지 않게 한다. 고정할 틀과 그것을 놓는 바탕이 함께 필요했다. 박물관에서 도구를 따로 분류해 소개하더라도 실제로는 여러 부품이 관계를 맺으며 사용될 수 있다. 소장품의 단위와 사용의 단위가 항상 같지는 않다.

이것을 알고 보면 전시 설명에서 한 조나 짝이라는 말도 더 구체적으로 읽힌다. 단순히 같은 모양 두 개라는 뜻만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자료로 전체 제기의 수와 정확한 배치를 새로 확정하지는 않는다. 확인된 받침과 틀의 연결부터 따라가면 충분하다. 한 물건을 설명하는 데 옆의 물건이 필요한 경우다.

06. 용도를 적은 글자가 제작과 사용을 잇는다

상부에 음각한 茶食은 이 도구의 이름과 연결되는 표지다. 모양만 보았을 때는 무엇을 고정하는지 알기 어려워도 글자가 용도를 찾는 단서가 된다. 여기서 문자는 감상할 장식이면서 실제 일을 구분하는 정보가 될 수 있다. 음식의 종류에 맞춘 도구를 알아보게 하는 역할이다.

이름을 안 뒤에는 과자 자체보다 그것을 차리던 사람의 준비를 떠올릴 수 있다. 완성한 상은 한 장면이지만 그 뒤에는 도구를 구분하고 맞추며 높이를 유지하는 손일이 있었다. 작은 원통형 물건은 그 시간을 남겼다. 먹을거리의 역사를 맛과 재료에서 차리는 형식까지 넓혀 보는 입구다.

07. 작은 글씨가 알려 주는 담당

원통 위쪽 바깥에는 다식을 뜻하는 茶食 두 글자를 새겼다. 박물관은 용도를 구별하기 위한 표시라고 설명한다. 비슷한 물건이 있어도 무엇을 맡는지 글자로 알려 주는 것이다.

낯선 제기 이름을 여러 개 외우지 않아도 좋다. 오늘은 과자를 높이 쌓는 일에도 틀과 받침, 용도를 적은 글씨가 있었다는 점을 기억해 보자. 그릇처럼 보이지 않던 원통이 제사상 음식의 모양을 만드는 도구로 바뀌어 보인다.

이야기의 바탕이 된 자료
  • 국립고궁박물관 — 유제 다식우리 ↗확인일 2026-10-28

    제사에서 산자·다식·약과를 높이 쌓아 고정하는 우리 용도 · 다식우리의 관통 원통·여덟 기둥 구조 · 우리대와 짝을 이루는 고정 · 상부 茶食 음각의 용도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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