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Art
모나리자 — 미소와 손, 그리고 그림이 사라진 해
초상 속 인물과 풍경, 1911년 도난이 남긴 기록

모나리자 앞에 서면 미소를 먼저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이 그림은 입가 하나만으로 유명해진 작품이 아니다. 인물과 풍경을 엮은 회화이면서, 이름과 해석이 쌓이고 도난까지 겪으며 사람들의 관심 속에 살아온 물건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과 그림 바깥의 역사를 함께 걸어 보자. 무엇을 그렸는지 알면 얼굴이 가까워지고, 누군가 이 작품을 가져가 버렸다는 사건을 알면 박물관에 걸린 그림을 보는 감각도 달라진다.
1. 모나리자는 누구일까
르네상스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이 초상은 리자 게라르디니를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편의 성 조콘도와 연결된 이름으로 이탈리아어 라 조콘다, 프랑스어 라 조콩드라고도 불린다. ‘모나리자’와 ‘라 조콩드’가 서로 다른 그림의 이름은 아니다.
유명한 미소라는 말만 떠올리다가 한 사람의 초상이라는 사실로 돌아오면 질문도 달라진다. 무엇을 생각해서 웃었느냐는 추측에 앞서, 화가가 한 인물을 화면 안에 어떻게 앉혔는지 보게 된다. 그림 속 표정만으로 실제 모델의 성격이나 당시 감정까지 확정할 수는 없다.
2. 미소보다 먼저 손을 보아도 좋다
화면 아래에는 두 손이 겹쳐져 있다. 몸은 조금 돌려 앉아 있지만 얼굴은 관객 쪽을 향한다. 손에서 어깨로, 어깨에서 얼굴로 눈을 올리면 인물 전체가 차분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입가만 확대해 볼 때와는 다른 경험이다.
눈길을 잡아끄는 표정 아래에 손과 팔이 만드는 안정감이 있다. 얼굴이 혼자 떠 있는 것이 아니라 몸과 함께 공간을 차지한다는 점을 살펴보자. 명화를 볼 때 세부 하나를 알고 나면 그 부분만 확인하기 쉬운데, 오히려 유명한 세부에서 잠시 떨어져야 그림 전체가 다시 보이기도 한다.
3. 뒤쪽 풍경은 왜 낯설게 느껴질까
인물 뒤에는 바위와 물길, 굽이치는 길과 멀리 이어지는 풍경이 놓여 있다. 가까운 얼굴과 손, 아주 먼 배경이 한 화면에 공존한다. 인물의 안정된 자세와 굴곡진 지형을 번갈아 보면 그림이 단순한 증명사진처럼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이 배경이 실제 어느 장소인지 여기서 한 곳으로 확정하지는 않는다. 풍경을 지명의 수수께끼로만 다루기보다 가까운 사람과 먼 세계가 어떤 관계를 이루는지 보아도 좋다. 같은 도판에서도 얼굴을 가리고 배경만 본 뒤 다시 전체를 보면 처음에는 지나쳤던 부분이 눈에 들어올 수 있다.
4. 1911년, 루브르에서 그림이 사라졌다
이 작품의 역사에는 실제 도난 사건이 있다. 1911년 모나리자는 루브르에서 도난당했다. 박물관에 걸린 명화가 당연히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깨진 것이다. 오늘의 전시장을 떠올리면 먼 이야기 같지만, 당시 사람에게는 미술 작품의 감상과 별개로 그림 자체의 행방이 문제가 되었다.
그 충격은 당시 여행책에도 흔적을 남겼다. E. V. 루커스는 1912년 서문을 붙인 『피렌체를 거닐다』에서 레오나르도의 훼손되거나 미완성으로 남은 작품들을 이야기하다가, 모나리자마저 1911년 루브르에서 도난당했다고 덧붙인다. 이 기록에서는 범행을 소설처럼 재현하기보다, 이미 유명했던 그림의 부재가 동시대의 글에 들어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도난 직전의 명성을 생각할 자료도 있다. 루커스의 다른 책 『파리를 거닐다』는 모나리자가 없는 파리는 우리가 아는 파리가 아닐 것이라고 할 만큼 그림을 높이 평가했다. 따라서 ‘도난 전에는 아무도 모르던 그림인데 사건 하나로 명화가 되었다’고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이미 평가받던 작품에 도난이라는 새로운 이야기가 더해졌다고 보는 편이 자료와 맞는다.
5. 사건을 알면 감상이 달라지는 이유
한 그림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두 종류의 가치를 떠올리게 한다. 하나는 화면 자체의 회화적 가치이고, 다른 하나는 많은 사람이 그 작품을 기억하고 만나고 싶어 한다는 사회적 가치다. 유명한 그림의 부재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가격 때문만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던 이미지가 실제 물건으로는 더 이상 거기 없기 때문이다.
도난을 안 뒤에는 작품의 존재 방식도 생각하게 된다. 사진으로는 얼굴을 계속 볼 수 있어도, 실제 그림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면 같은 경험은 아니다. 그림의 이미지를 안다는 것과 그 원작이 우리 곁에 남아 있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일이다. 이 사건은 유명한 얼굴 뒤에 사라질 수도 있는 한 점의 물건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6. 그림의 명성과 그림을 보는 일은 다르다
도난 사건, 복제품, 책과 각종 매체를 통해 우리는 실물을 보기 전부터 이 얼굴을 안다. 너무 익숙하면 그림을 직접 관찰하기보다 ‘유명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로 관람이 끝날 수 있다. 이 점에서 모나리자는 그림을 감상하는 우리의 습관까지 돌아보게 한다.
다시 손과 몸, 얼굴과 풍경을 차례로 보자. 표정을 한 가지 감정으로 정리하지 않고, 가까이에서 볼 때와 전체를 볼 때 인상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도 좋다. 누군가는 차분함을, 누군가는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유명한 설명을 그대로 느끼지 못했다고 감상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
7. 지금 보는 이미지는 어떤 자료일까
함께 실은 이미지는 옛 루브르 도록의 실제 작품 색채 재현 도판이다. 오늘의 작품을 새로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은 아니므로 인쇄의 색과 세부가 실물을 완전히 대신하지는 않는다. 원작의 구성과 주요 부분을 살펴보는 자료로 사용했다.
모나리자에서는 화면을 보는 일과 그 화면을 둘러싼 역사를 읽는 일이 함께 가능하다. 도난 이야기를 알고 나서 그림으로 돌아오면 유명한 미소가 조금 다른 질문을 건넨다. 우리는 왜 이 사람을 기억하고, 왜 이 한 장의 그림을 만나러 가는가. 작품의 사연은 눈을 대신하는 설명이 아니라, 다시 바라볼 이유가 될 수 있다.
이야기의 바탕이 된 자료
- Konody·Brockwell — The Louvre: Fifty Plates in Colour, 작품별 설명·도판 ↗확인일 2026-10-29
레오나르도 작품·리자 게라르디니 모델·La Joconde 명칭의 가족 성과 연관 · 몸의 방향·포개진 손·관객을 향한 얼굴·풍경의 도판 관찰 · 실제 루브르 회화 도판과 역사적 도록의 출처
- E. V. Lucas — A Wanderer in Florence, 제9장(1912년 서문) ↗확인일 2026-10-29
1911년 모나리자가 루브르에서 도난당했다는 동시대 서술; 범인·당일 경로·회수 날짜까지 확인하는 자료는 아님
- E. V. Lucas — A Wanderer in Paris, 제7장 모나리자 설명 ↗확인일 2026-10-29
도난 이전부터 모나리자를 루브르·파리의 대표작으로 높이 평가한 대목; 판본 목록과 그림 설명의 성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