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금융 · 투자와 시장
복리 — 이자가 다음 해의 출발선에 서면
백만 원의 작은 계산으로 이해하는 시간의 효과

백만 원을 넣고 1년 뒤 이자를 받았다. 그 이자를 꺼내 쓸 수도 있고 그대로 둘 수도 있다. 다음 해에 두 선택은 조금 다른 출발선에 선다. 남겨 둔 이자에도 새 이자가 붙는다면 첫해에는 작아 보이던 차이가 시간이 지나며 커질 수 있다. 복리는 이처럼 다음 계산의 바탕이 달라지는 이야기다.
말은 거창하지만 첫 두 해만 천천히 계산해 보면 어렵지 않다. 여기서는 원리를 보기 위해 매년 5%의 이자가 연말에 붙고 이자를 모두 남겨 둔다고 가정한다. 세금과 수수료, 중간 입출금은 없는 가상 사례이며 실제 금융상품의 수익률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01. 첫해에는 두 방식이 같다
백만 원의 5%는 5만 원이다. 1년 뒤 원금과 이자를 합하면 105만 원이 된다. 처음 받은 백만 원만 기준으로 이자를 계산하는 단리 방식과, 이자를 다시 더해 가는 복리 방식은 이 첫해에는 같은 결과를 보일 수 있다.
차이는 그다음 계산에서 생긴다. 원래의 백만 원만 계속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 첫해에 불어난 105만 원을 새로운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가 달라진다. 복리의 핵심은 특별히 높은 이자율이 아니라 계산의 바탕에 이전 이자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02. 둘째 해에 생기는 2,500원
단리로 해마다 원금의 5%를 받는다면 둘째 해에도 이자는 5만 원이다. 2년간의 이자를 원금과 합하면 110만 원이 된다. 같은 조건에서 연복리로 계산하면 둘째 해의 기준은 105만 원이고, 그 5%는 5만 2,500원이다.
따라서 복리의 2년 뒤 금액은 110만 2,500원이다. 차이인 2,500원은 첫해 이자 5만 원에 다시 붙은 이자다. 갑자기 큰 부가 생긴 것이 아니라 계산에 들어가는 작은 금액이 하나 늘어난 셈이다. 이 작은 변화가 다음 해에도 남아 있게 된다.
03. 시간이 늘어나면 차이도 달라진다
같은 가정으로 10년을 계산하면 단리의 원리금 합계는 150만 원이다. 연복리의 합계는 약 162만 9천 원이다. 처음 두 해의 차이는 작았지만 더해진 이자가 다음 계산에도 참여하면서 두 방식의 간격이 커졌다.
계산법을 말로 쓰면 매년 직전 금액에 1.05를 곱하는 것이다. 5%를 더한 전체가 105%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공식부터 외우지 않아도 같은 계산을 이어 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기간과 이자율, 이자를 남겨 두는 조건을 함께 유지했다는 점이다.
04. 이자를 꺼내면 무슨 일이 생길까
매년 이자 5만 원을 계좌 밖으로 빼내 쓴다면 그 돈은 다음 해의 계좌 이자 계산에 참여하지 않는다. 원금 백만 원을 그대로 두는 가정에서는 계좌의 복리 효과가 이어지지 않는다. 복리는 시간이 흐르기만 하면 어디서든 자동으로 생기는 보너스가 아니다.
중간에 돈을 더 넣거나 일부를 빼면 결과도 달라진다. 어느 날 들어온 돈이 얼마 동안 계산에 참여했는지 살펴야 한다. 두 사람의 마지막 금액을 비교할 때 처음 넣은 돈과 이후 입출금이 다른데 시간의 효과만 비교했다고 말하면 곤란하다.
05. 1년이라는 계산 단위도 조건이다
이 글의 사례는 1년에 한 번 이자를 더했다. 현실에는 이자를 붙이는 주기와 지급 방식이 다른 상품이 있다. 연이라는 말이 붙은 이자율 하나만 같다고 모든 계산 과정과 실제 수령액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자율을 어떤 기간의 값으로 표현했는지와 이자를 언제 원금에 합치는지를 구분하면 혼동이 줄어든다. 매달 표시되는 숫자를 연 이자율처럼 비교하거나 반대로 생각하면 전혀 다른 계산이 된다. 계산기에 수치를 넣기 전에 그 수치의 시간 단위를 읽는 일이 먼저다.
06. 세금과 비용도 다음 출발선을 바꾼다
원리 설명에서는 세금과 수수료를 제외했지만 실제로 비용이 나가면 남겨 둘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진다. 작은 차이가 여러 기간 이어진다는 점에서는 비용도 시간을 따라 영향을 줄 수 있다. 높은 표시 수익률만으로 마지막 금액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물가가 오를 때는 숫자로 늘어난 돈이 살 수 있는 물건의 양도 따로 생각해야 한다. 계좌의 금액이 커졌다는 말과 생활에서의 구매력이 같은 만큼 늘었다는 말은 다르다. 원금과 이자를 더하는 계산은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돈의 가치에 관한 모든 질문을 끝낼 수는 없다.
07. 일정한 5%는 설명을 위한 가정
실제 투자는 해마다 같은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을 수 있다. 손실이 난 기간에는 그다음 계산의 바탕도 작아진다. 위의 사례가 부드럽게 커지는 까닭은 양의 이자율이 매년 일정하다고 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계산 결과를 미래의 약속으로 바꾸어 읽어서는 안 된다.
높은 수익을 제시하는 투자에는 그에 따른 위험도 살펴야 한다. 이 글의 근거로 읽은 금융 교재 역시 계산된 미래 금액과 실제 투자의 위험을 구분한다. 복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가장 큰 숫자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그 숫자가 어떤 가정에서 나왔는지 아는 일이다.
08. 시간에 붙이는 정확한 이름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는다는 말을 처음에는 작은 말장난처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백만 원이 105만 원이 되고, 다음 계산이 그 105만 원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면 구조가 분명해진다. 복리는 이전 결과가 다음 출발점에 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림 속 저금통과 작은 화분은 시간의 분위기를 담은 AI 삽화이며 금액 증가를 증명하는 자료는 아니다. 복리를 잘 이해하려면 무성하게 자라는 나무보다 첫해와 둘째 해의 차이를 기억해도 충분하다. 작은 2,500원이 생긴 이유를 알면 훨씬 큰 숫자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다.
이야기의 바탕이 된 자료
- OpenStax Principles of Finance — 화폐의 시간 가치 기초 ↗확인일 2026-10-30
이자가 이전 이자에도 붙는 복리·기간과 이자율의 효과 · 가정한 미래 금액과 실제 투자 위험의 차이; 원고의 원화 사례는 별도 계산
- OpenStax Principles of Finance — 현재와 미래의 금액 ↗확인일 2026-10-30
현재가치·미래가치·시간과 이자라는 계산 요소